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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가 남긴, 시대를 앞서간 스페셜 에디션 10가지

F1 우승 기념 모델부터 2-모터 하이브리드까지…전통과 혁신이 교차한 특별 에디션 10선

성능과 감성, 그리고 극소량 생산이라는 희소성이 공존하는 로터스 리미티드 모델의 유산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로터스는 언제나 ‘가볍고, 빠르며, 순수한 드라이빙’을 향한 집념으로 자동차 역사를 써 내려왔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의 철학을 바탕으로, 로터스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 자체를 구현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정된 수량으로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 모델들은 로터스가 가진 철학과 기술력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존재라 할 수 있다. 

F1 우승을 기념해 제작된 기념 모델부터 험난한 랠리 무대를 누빈 경쟁용 머신, 전동화 시대를 앞서 보여준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그리고 한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미드십 스포츠카까지. 각각의 스페셜 에디션은 로터스가 걸어온 도전과 진화의 순간들을 오롯이 담고 있다. 다음은 로터스 역사 속 특별함을 더한 스페셜 에디션 10종으로, 당시의 시대별 기술과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78년 로터스 에스프리 JPS= F1 월드 챔피언 마리오 안드레티의 1978년 우승을 기념해 제작된 리미티드 모델이다. 당시 F1에서 활약하던 팀 로터스의 블랙 & 골드 컬러가 적용됐으며, 배기량 1,973cc의 2.0L DOHC 직렬 4기통 엔진(907형)을 탑재, 최고출력 160마력을 발휘했다. 에스프리 고유의 매혹적인 쐐기형 디자인과 리어 미드십 구조, 1톤 미만의 경량 차체를 무기로 남다른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1980년 로터스 썬빔 웍스 랠리카= 보통 로터스를 생각하면 와인딩, 혹은 트랙에서 코너를 공략하는 모습을 많이들 생각한다. 크라이슬러와의 협업으로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생산된 썬빔은 이런 모습과는 철저히 상반된다. 이 중, 랠리 참가용 모델은 공공도로에서 약 100마력 상승한 250마력의 출력을 자랑했고, 강화된 안티롤바와 단단해진 서스펜션을 통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1981년 WRC 매뉴팩처 우승까지 했다는 사실은 로터스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흙탕물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1994년 로터스 엘란 S2 리미티드 에디션= 한국 소비자에게 ‘기아 엘란’으로 익숙한 엘란 시리즈 2의 마지막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이스즈 1.6L DOHC 터보 155마력 엔진(4XE1-T)을 활용해 약 800대만 제작되었다. 

전륜구동 기반에 LSD(차동제한장치)와 5단 수동변속기를 조합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했다. 0→100km/h 가속은 약 7초대, 최고속도는 215km/h 수준이었으며, 알루미늄 하부 서브 프레임과 짧은 휠베이스가 역동적인 핸들링을 이끌어냈다. 


1999년 로터스 에스프리 스포츠 350= 지금도 자동차 팬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로터스 모델을 꼽으라면 단연 에스프리 V8이다. 특히 1999년 선보인 에스프리 스포츠 350은 V8 3.5L 엔진을 극한까지 튜닝해 만든 고성능 50대 한정판이다. 

‘350’이란 숫자가 암시하듯, 최고출력 350마력을 뿜어냈고, 최고속도는 시속 280km에 달했다. 특히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의 프런트 스플리터와 루프 패널이 경량화에 기여했고, 알루미늄 서스펜션 암과 대형 스포일러, 50대 한정 번호판 플레이트 등이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2000년 로터스 엑스포제= 로터스 340R은 기존 로드카의 개념을 완전히 탈피한 트랙 전용 머신이다. 여기에 당시 로터스 상품 담당자였던 토니 슈트가 자기 아들이 가지고 놀던 로터스 RC카를 보고 영감을 받아 힐클라임 전용으로 만든 모델이 바로 엑스포제다. 

340R의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DOH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의 출력은 동일했으나,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보디와 윈드스크린 및 히터를 제거하며 636kg이라는 초경량 무게를 자랑했다. 


2005년 로터스 서킷카= 로터스는 1948년 자사의 첫 모델인 ‘마크 I’(Mark I, 1호)부터 8년간 이어져 온 ‘마크’ 명명을 ‘일레븐’(Eleven)부터 변경했다. 1956년 당대 기자들의 “일레븐이라는 발음이 좋다”라는 반응에 호응한 창업자 콜린 채프먼은 이후 자사의 공도용 차량 모델명 시작을 알파벳 ‘E’로 정했다. 물론, 르망 레이스 우승 등 브랜드의 주요한 모델이란 점도 큰 공을 차지했다. 

서킷카는 이런 일레븐의 정신을 오마주한 모델이다. 2005년 6월, 노위치 시티 FC에서 진행된 국제 로터스 클럽 갈라 디너 행사에 첫 선을 보인 서킷카는 생김새부터 자신이 일레븐의 후계자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렸다. 약 2년 후, 서킷카를 기반으로 ‘2-일레븐’이 탄생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8년 로터스 엘리스 캘리포니아 에디션= 미국 시장 전용으로 50대 한정 제작된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리미티드 모델이다. 토요타로부터 공급받은 1.8L DOHC 엔진(토요타 2ZZ-GE)은 6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189마력을 뿜어냈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 투톤 가죽 시트와 아이팟 전용 오디오 시스템, 실버 악센트 그릴 및 16스포크 경량 휠을 채택해 감성 품질을 높였다. 


2012년 로터스 에보라 414E 하이브리드= 로터스의 미래 기술 방향성을 보여준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다. 전륜에는 2개의 전기 모터를, 후방에는 1.2L 3기통 엔진을 장착해 발전기로 활용하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414마력, 토크는 무려 1,000Nm에 달하며, 0–60mph 가속은 약 4초로 막강한 성능을 자랑했다. 차량 내에서는 가상 엔진 사운드 생성 시스템(DRS)도 함께 시연되어 전동화 시대에 전기 스포츠카가 살아남을 방법을 제시했단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18년 로터스 3 일레븐 430 에디션= 당시 기준으로, 로터스가 만든 로드카 중 가장 강력한 출력(430마력)을 자랑하는 트랙-레디 머신이다. 3.5L V6 슈퍼차저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건조중량 920kg으로 최고속도는 무려 290km/h에 달했다. 또한, 레이싱용 ABS와 트랙 전용 ESC 세팅, 카본 파이버 차체 패널로 무장해 로터스 팬들을 열광케 했다. 

2021년 로터스 엑시지 컵 430 파이널 에디션= 로터스의 미드십 스포츠카 계보를 잇는 에미라(Emira)가 나오기 전, 2000년부터 시작된 엑시지(Exige)의 마지막을 장식한 모델이다. 436마력의 3.5L V6 슈퍼차저 엔진과 결합된 단단하고 가벼운 섀시는 0→100km/h를 단 3.2초에 끊으며 당대 최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최대한 주유해도 단 1,110kg에 불과했던 몸무게와 최대 171kg의 다운포스를 통해 엑시지 컵 430 파이널 에디션은 공공도로에서는 물론, 트랙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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