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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르포] 시속 64km로 100톤 구조물에 충돌한 '아이오닉 5'…"안전성 믿어도 되네"

남양연구소에서 아이오닉 5 옵셋 충돌 안전 평가 현장 공개…승객석 변형없고 견고·차량 안전성 입증

1개 차종당 충돌 시험 100회, 버추얼 시뮬레이션 3000회, 충돌 안전 개발비 100억여원 소요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적막감이 흐른다. 아이오닉5의 충돌테스트를 보기위해 참석한 기자들은 오직 한곳에 집중한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이다. 워밍업을 마친 아이오닉 5. 5초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마지막 카운트 1이 끝나자마자 아이오닉 5는 시속 64km/h의 속도로 40% 옵셋 충돌 변형벽을 향해 달려온다. 이내 '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의 충돌테스트 현장은 이렇게 숨막히는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순간 멈춰진 시선. 차량 주변에 잠시 연기가 오르고 사라진다. 안전조치가 끝난후 차량상태를 살펴봤다. 좌측 범퍼가 파손되었고 타이어 역시 터져있었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냉각수가 터지면서 물기가 고여있었을뿐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화재는 없었다. 

또한 운전석 에어백, 측면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 더미가 착석되어 있는 쪽의 에어백은 모두 정상적으로 전개되었고 전/후석 시트벨트의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도 정상 작동했다. 시트도 이상 현상도 없었다. 도어 문열림에도 문제가 없었다. 도어 4개가 열렸다.

이날 공개된 충돌 안전 평가는 아이오닉 5의 64km/h 40% 옵셋 충돌로, IIHS 충돌 상품성 평가에 포함되어 있는 항목이다. 64km/h 40% 옵셋 충돌은 충돌 속도 64km/h로 차량 전면의 40%를 변형벽에 충돌시켜 차량내 승객의 충돌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현대차 연구원은 "이번 시험결과는 충돌 속도는 64.1KPH로 64.4±1kph 규정 범위이내에 들어왔으며 타격 위치도 오차범위(±1%) 이내로 문제가 없었고 차체 변형량 GOOD 등급 및 전/후석 더미의 상해 수준도 전영역 GOOD 등급 달성했다"며 "이번에 평가한 옵셋 평가는 최우수 등급인 'GOOD'입니다"라고 테스트 결과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고객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차량 안전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안전 성능을 최우선으로 수천번의 충돌 테스트와 실제 사고 분석을 통해 불가피한 사고 발생시에도 강건한 차체 구조와 최적의 안전 장치로 승객의 상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에서 지난해 최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 Plus)와 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를 총 26개 차량에서 획득하며 현대차그룹 역대 최고 수준의 평가 결과를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 5, EV6, GV60 차량 모두 IIHS에서 TSP+를 받으며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또한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모두 최고 등급인 별 다섯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번 평가가 진행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2005년 12월 준공됐으며, 4만m²(1만2100평)의 시험동과 2900m²(877평)의 충돌장을 갖췄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충돌시험장은 100톤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되며,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톤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안전성과 관련해 내수와 수출 구분없이 동일하게 차량을 설계하고 있으며 차량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후방 시험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다양한 충돌 모드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이상 진행함으로써 고객 안전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없이 안전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버추얼 차량 모델을 통해 슈퍼 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으로, 실제 차량 없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돌 안전 성능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어 개발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한 건의 버추얼 시뮬레이션 과정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이 들어가는 것이다. (1개 차종에 대해 정면, 측면, 후면 등 다양한 충돌 시뮬레이션 동시 수행) 

현대차그룹은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 승객과 보행자의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따른 승객의 다양한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 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충돌 시험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충돌 상황을 구현해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비용도 투입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차량당 총 100억여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 

현대차그룹은 충돌 시험 이후의 차량 안전성 검증 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증 과정은 충돌 직후 검증과 충돌 시험 후 분석 과정으로 나뉘어 이루어 진다. 충돌 직후에는 차량의 속도와 충돌 부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안전 성능 요구 조건에 만족하는지를 상세하게 확인한다. 차체의 변형, 차량 내부의 특이사항, 누유 및 화재 여부, 에어백 및 안전벨트 등 구속 장치 전개 여부, 문열림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분석 검증은 충돌 피해를 보다 정확하게 계측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는데 인체 모형(더미)에 적용된 센서를 통해 상해 데이터를 계산하고 차체 변형 정도를 계측해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으며,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 Test Device for Human Occupant Restraint)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Worldwide harmonized Side Impact Dummy)를 중심으로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쏘오 인체 모형의 경우 기존 모델인 하이브리드-Ⅲ 대비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 부위에 센서를 100개 이상 더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며, 월드SID 모형 역시 기존 유로(Euro)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해 상해 계측을 더욱 상세하게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충돌 안전 성능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전기차 충돌 안전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통합안전개발실장 백창인 상무는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높은 안전 성능을 목표로 차량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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