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일본 검찰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으로 체포한 가운데 닛산자동차가 2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곤 회장의 해임안건을 논의한다. 임시 회장직은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이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은 이사회를 앞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가 열리면 공개할 것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의 체포와 그 배경이 된 내부조사, 향후 얼라이언스 운영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데 따른 답변이다. 이날 오후 개최되는 이사회에서는 곤 회장과 그레그 켈리 닛산 대표이사직 해임이 안건으로 오른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단 (곤 회장이)영구 교체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임시 회장직에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장직 박탈 이후 당분간 곤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게 하며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또한 이사회는 이번 사태의 배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변호사, 지식인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제3자 위원회 설치도 논의할 예정이다.
NHK는 “닛산이 곤 회장을 경영진에서 해임하며 새로운 경영체제를 구축한다”며 “향후 르노와의 관계가 초점”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 개장한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산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0.4%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반면 프랑스 르노는 지난 20일 저녁(현지시간) 개최한 이사회에서 일본의 사법절차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대주주 프랑스 정부의 의사를 받아들여 곤 회장의 해임을 보류했다. 대신 임시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부 최고경영자(CEO)로, 필리페 라가예트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임시 회장으로 선임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정부가 해임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증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말했다. 특히 곤 회장의 체포 과정에서 닛산과 검찰 간 플리바게닝이 있었고, 체포 이전까지 닛산과 르노의 합병을 추진했었다는 관계자들의 언급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개인 비위가 아닌 르노와 닛산 간 내부 갈등과 알력싸움 등에 따른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곤 회장은 얼라이언스 회장과 함께 르노, 닛산, 미쓰비시 3사의 회장직을 겸임해왔다. 그는 자신의 보수를 축소 보고하고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지출한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오후 체포됐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