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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벨라의 반격, 섹시한 외모·놀라운 주행성능…외유내강 끝판왕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잘빠졌다. 매끈한 몸매가 시선을 끈다. 앞뒤는 물론 균형잡힌 밸런스가 매력적이다. 랜드로버 중형  SUV 벨라에 대한 첫 느낌은 신선했다.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이보크와 스포츠 모델의 가운데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차량이다. 벨라의 한국상륙은 국내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야심찬 포부가 담겨져 있다. 그만큼 회사가 거는 기대가 크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벨라의 외관은 일단 느낌이 좋았다. 외모에서 풍기는 짜릿함이 과연 내면에서도 품고 있을까? 부드러운면서도 강한 SUV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는 벨라를 직접 타봤다. 시승차는 D300 R 다이내믹 SE 모델이다. 가격은 1억1530만원이며 7개 트림 중 랜드로버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모델이다. 


섹시함에 숨어있는 야성미=균형잡힌 몸매에서 뿜어내는 아름다움이 특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어디하나 과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 프리미엄 디자인의 진수를 확연히 보여주는 실루엣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가 각각 4803mmX1930mmX1665mm, 휠베이스는 2874mm이다. 중형 SUV로는 길고 넓은편이다. 쿠페형 SUV에 가깝다. 앞모습은 짧은 오버행과 눈꼬리가 올라간 LED 헤드램프를 적용해 섹시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리어 오버행을 길게 빼 전체적인 안정감을 추가했다. 

프런트는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모양의 보닛을 통해 레인지로버 패밀리룩 DNA를 계승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상하로 구분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포티한 멋을, 프런트 윈드 스크린은 위쪽으로 연결되도록 하면서 부드러움을 나타낸다. 범퍼의 양쪽에 자리한 에어홀과 주간주행등 역시 SUV 강인함을 배가시켜준다, 벨라만이 갖고 있는 양면성이다. 외유내강(?)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준다. 


측면은 가히 압권이다. 개인적으로는 느끼는 이 차의 가장 매력포인트다.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 더할 나위 없이 맘에 든다. 웨이스트 라인부터 뒤로 가면서  좁아지는 모습은 벨라의 균형잡힌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냈다. 여기에 유니크한 디자인의 펜더 벤트, 감각적인 도어 핸들, 리어로 갈수록 높아지는 벨트 라인 역시 매력적이다. 

후면은 날렵하게 구성된 리어 LED 램프와 로고 가니쉬로 멋스러움을 강조했고, 통합형 테일 파이프는 다이내믹한 모델임을 알려 준다. 또한 하체에 자리한 디퓨저는 강인한 벨라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준다. 

독특한 아이디어도 벨라를 돋보이게 한다. 최초로 적용한 플러시 도어 핸들은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와 문을 열수 있게 해준다. 차량이 잠기거나 시속 8km 이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도어 핸들은 다시 들어가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실내=깔끔하고 럭셔리한 외관 모습에 걸맞게 실내 또한 고급스럽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됨을 담아냈다. 눈에 띄는 것은 계기반이다. 12.3 인치 TFT 가상 계기반은 편의성과 함께 시인성도 높였다. 공조장치 등 여러 기능 등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들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터치식으로 변화를 줬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윗부분에 10인치 터치스크린이 들어간다. 상단 터치 스크린으로는 오디오, 디스플레이 설정, 하단 터치 스크린으로는 시트, 공조,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전지형 주행 반응 시스템 및 전지형 주행 반응 시스템2 컨트롤은 터치 프로 듀오에 통합돼 중앙 콘솔에 여유 공간이 생겼다. 

다양하게 마련된 수납공간도 유용하다. USB포트가 앞뒤좌석에 각각 2개가 마련됐다. HSE 트림 및 퍼스트 에디션 모델은 최대 20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파워시트와 쿨링, 마사지 및 메모리 시트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해 편의성과 실용성도 높였다. 적재공간은 기본 558리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731리터로 늘어난다. 


외모만큼 돋보이는 달리기 성능= 레인지로버 벨라는 3.0리터 가솔린 슈퍼차져 엔진이 탑재된 P380, 3.0리터 트윈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된 D300, 2.0리터 인제니움 디젤엔진이 탑재된 D240 등 총 3가지 엔진에 7개 트림으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V6 3.0 디젤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가 궁합을 맞춰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6.5초, 복합연비는 리터당 12.8이다. 

시트는 안락하다. 엉덩이와 허리를 편안하게 감싸준다. 시트 포지션 역시 시야확보에 불편함이 없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립감을 보여준다. 다만 좀 크다는 느낌이 든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묵직하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디젤 특유의 엔진 사운드가 들리지 않는다. 디젤 기술이 진화됐다는 반증이다. 

벨라는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의 82%를 알루미늄으로 구성했다, 특히 측면의 경우 6000시리즈 고강도 알루미늄을 넣어 뒤틀림 없이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과 정숙성은 이를 반영하듯 경쾌하면서 묵직하게 흐름을 탄다. 공차중량 2160kg인데도 무게감에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도로를 움켜쥐며 치고 나간다. 탄력을 받으면 받을 수록 부드럽고 파워풀한 달리기가 가능하다. 속도를 올릴 수록 들려오는 풍절음과 엔진소음 역시 불쾌감을 줄정도로 거슬리지 않는다. 옆사람과의 대화에 장애를 받지 않는다. 정숙성이 좋아졌다.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토크벡터링을 더해 흔들림 없이 날렵하게 코너를 빠져 나온다. 2톤에 이르는 공차중량을 비웃듯 깔끔한 움직임을 선사한다. 

벨라의 또다른 주행 매력은 차의 세팅을 알아서 바꾸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을 기본으로 넣은 것.  운전자가 노면의 상황에 따라 차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적합하게 엔진, 변속기, 새시 등 세부적인 차량 설정을 최적화해 온 로드는 물론 잔디, 자갈, 눈길, 진흙, 모래 등 다양한 오프로드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인테그럴 링크 방식이 적용됐다.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하면 최저지상고를 251mm까지 높일 수 있다. 도강능력 역시 최대 650mm에 달한다. 에어 서스펜션은 D300과 P380에는 기본사양, D240 모델은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오프로드의 야성미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시속 105km/h 이상을 주행하니 차고가 자동으로 10mm 정도 낮아져 공기 저항을 최소화면서 고속 주행 안정감을 선사한다. 매력적이다. 디젤이지만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돋보인다. 과속 방지턱도 육중한 무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툭 넘어선다.  

벨라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눈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넣은 점이다. 우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비상제동창치, 차선이탈경고시스템, 차선유지보조시스템, 큐 어시스트, 어댑티브 속도제한, 6개의 에어백, 운전자상태모니터링, 사각지대모니터링시스템, 파크어시스트, 최대 2500kg 견인, 히치보조기능 등이다. 


하지만 옥의 티도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비싼차에 비해 중요한 기능을 옵션으로 뺀 것이 아쉽다. 시승차에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등이 적용이 안됐다. 이러한 기능은 D300 R다이내믹 HSE(1억2620만원)와 D300 퍼스트 에디션(1억4340만원)에만 적용됐다. 

벨라는 재규어랜드로버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비밀병기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보크와 스포츠의 인기를 바탕으로 벨라를 통해 랜드로버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고 판매확대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판단은 냉철하다. 어떤 차를 선택할 지는 그들의 몫이다. 다행히도 최근 랜드로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냉철한 국내 소비자가 선택한 벨라가 국내 중형 SUV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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