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애스턴마틴은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무대 복귀를 기념하며 새로운 하이퍼카 ‘발키리 LM(Valkyrie LM)’을 공개했다.
발키리 LM은 르망 24시(24 Hours of Le Mans) 종합 우승을 겨냥하는 유일한 로드카 기반 레이싱 하이퍼카의 울트라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공식 인증 미적용(non-homologated) 버전이다.
세계 최고의 하이퍼카로 꼽히는 발키리의 이번 특별 사양은 애스턴마틴이 자랑하는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카의 역사 속에서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뜻하는 모델이다. 그 유산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터레이스의 기원과 깊이 얽혀 있다.
애스턴마틴은 해당 대회의 시작 5년 뒤인 1928년 처음 르망에 출전했다. 수십 년간 여러 차례 클래스 우승을 거두었고, 2014년 이후에도 다섯 차례나 클래스 정상을 차지했다. 이제 애스턴마틴은 발키리를 앞세워 모터스포츠의 최정상 무대에 복귀한다. 1959년 로이 살바도리(Roy Salvadori, 영국)와 캐롤 셸비(Carroll Shelby, 미국)가 DBR1으로 르망 종합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종합 우승에 도전한다.
발키리 LM(Valkyrie LM)은 발키리 하이퍼카 레이스카에서 탄생한 모델이다. 이 차량은 FIA의 ‘하이퍼카(Hypercar)’ 규정에 따라 제작된 최초의 모델로, 2025년 FIA 세계 내구 선수권(WEC)과 북미 기반의 IMSA 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IMSA) 두 개의 최고 수준 내구 레이스 시리즈에 동시에 출전한다. 이번 주 르망 24시(24 Hours of Le Mans) 그리드에 오를 발키리와 마찬가지로 LM 역시 코스워스(Cosworth)가 제작한 6.5리터 자연흡기 V12 엔진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연료 소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조된 리엔번(lean-burn) 방식으로, 규정상 제한 출력인 520kW(697마력)으로 조율돼 있다.
발키리 LM은 스포츠카 레이싱의 정점인 하이퍼카 클래스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 차량은 WEC 및 IMSA에서 활약 중인 경주차와의 차별화를 최소화하고, 아마추어 드라이버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 레이스 전용 구성품인 밸러스트와 FIA 규정 전자장비는 제거되며,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맞춤형 콕핏 인터페이스가 적용된다.
또한, 대회 규정 및 호몰로게이션 요건에 따라 사용되는 폐회로 방식의 토크 제어 시스템 대신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개방 루프 방식의 토크 제어 시스템을 적용하고, 동력 전달을 관리하는 토크 센서도 제거해 고객 중심의 주행 경험을 극대화한다. V12 엔진은 상용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재조정된다.
발키리 LM은 후륜 구동 방식이며, 레이스 버전과 동일하게 패들 시프터를 통해 조작되는 7단 시퀀셜 변속기를 탑재했다. 다이렉트하고 역동적인 변속 감각을 선사한다. 서스펜션 구성 또한 레이싱 사양 그대로 유지된다.
전후 더블 위시본 구조에 푸시로드 방식으로 작동하는 토션 바 스프링과 자유로운 조절이 가능한 사이드 및 센터 댐퍼가 장착돼 정밀한 셋업이 가능하다. 발키리 LM은 포뮬러 1®의 공식 타이어 공급사인 피렐리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전용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하며, 최상의 트랙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운전석은 안전성, 접근성, 시야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됐다. 어깨 지지대와 헤드레스트 패딩이 통합된 맞춤형 카본 파이버 레이싱 시트가 적용됐다. 여기에 FIA 8853 인증을 획득한 6점식 풀 하니스와 내장형 화재 진압 시스템이 탑재돼,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도 드라이버를 철저히 보호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드라이버 디스플레이와 시프트 타이밍을 위한 LED 표시등이 통합돼 있어, 몰입감 넘치는 주행감과 직관적인 차량 제어를 동시에 제공한다.
발키리 LM은 단 10대 한정 생산되며, 차량 인도는 2026년 2분기 시작 예정인 맞춤형 전용 트랙 데이 프로그램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 팀이 전담 운영하며, 오너가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풀 매니지드 트랙 프로그램이다.
애스턴마틴 CEO 에이드리언 홀마크는 "발키리는 어떤 형태로든 견줄 차량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르망 출전 모델 역시 동급 차량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특히 압도적인 성능의 6.5리터 V12 엔진은 로드카로 개발된 하이퍼카 중 실제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